오늘은 저에게 좀 색다른 작가와 작품 그리고 전시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최근 화랑미술제에 가서 받은 책자를 기반으로 작성하는 글인데요, 키시오 스가에 대해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일본 현대미술의 주역인 키시오 스가는 한국에서 5번의 전시를 할 정도로 일본 현대미술을 책임지는 작가입니다. 작가는 사물을 일정한 상태에 머물지 않고, 시간의 궤적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하는 일시적인 것을 간주하며, 마지막 전시에서는 "사물"이 경험하는 과정의 정점이 되는 "작품 구성 방식"에 대해 집중하였습니다.
키시오 스가 (Kishio Suga, 1944 ~) 작가는 1970년대 일본 모노하운동을 이끈 중심작가로 유명합니다. 세계 현대미술계의 주요작가로 평가 받는 키시오 스가는 1944년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에서 태어나서 1968년 타마예술대학 회화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1967년 작가가 학생인 신분일 때, 일본신인화가의 등용문이었던 11회 세루미술상 (Shell 미술상) 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처럼 세루미술상을 타던 60년대 후반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키시오 스가는 거의 가공하지 않는 물을 조합하여 공간에 배치함으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장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작품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는 작품 제작 방식에 새로운 방향으로 작품활동을 한 것으로 키시오 스가는 "그것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관념적 시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작가들을 "모노하 (Mono-ha)"라 총칭하여 왔으며 일본 현대미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동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키시오 스가는 모노하의 중심적인 존재로서 현재까지 자신의 방법과 사고방식을 엄수하며 일관된 작업을 해오는 유일한 작가입니다.
작가는 서정성을 배재한 시멘트, 모래, 목재, 톱밥, 돌, 판자 등의 일상적인 사물과 자연물 그리고 인공물간의 조합과 배치하여 작품에 대해 의문을 던집니다. 동시에 논리적인 증거를 균형 있게 배치하고 설치 공간과의 관계성을 신선하게 제시하기도 하며, 관객에게 질문하기도 합니다. 70년대 작가가 그림을 접은 것은 회화, 조각이라는 기존의 장르 속에서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미술이란 과연 무엇일가? 라는 현대미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내용이자 화두들을 미술로 전환하여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미술에서 최소한의 문제 설정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의 제작이 가능함을 사람들로 하여금 인식하게 하였으며, 작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작가만의 독자적인 접근으로 몰두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미술은 공간 예술이다' 라고 하는 것처럼, 미술은 그 장소를 점거한 물체가 중심이 된 공간이라고 작가는 말하였습니다. 묘사를 통한 회화에서는 그러한 표현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사물에 의한 입체 작품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부수적인 사물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그것을 표현하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카시오 스가 작가는 사물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의 문제에 과감하게 몰두하였습니다.
미술평론가 미츠이 미도리는 카시오 스가의 작업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고 합니다. "카시오 스가 작업에서의 경험은 관객이 정교한 지식 아카이브에서 벗어나서 지각의 모호함을 깨달을 때, 종곡에는 끊임없는 자유의 느낌을 인지하게 된다."
카시오 스가는 1973년 파리비엔날레와 1989년 베니스 비엔날레, 파리 퐁피두 센터, 요코하마 미술관, 런던, 뉴욕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여 호평을 받은 일본 모노하 운동의 중축이였던 작가입니다. 이러든 카시오 스가는 우리에게 "의식 전환"을 새롭게 가져다 준 작가로 통념적인 사고의 틀을 바꾸면서 그 폭을 넓혀주었습니다. 이건 아마도 스가가 대학 생활 중 미니멀리스트, 다다 (Dada), 초현실주의자의 형식을 결합한 작가이면서 교수인 지로 타카마츠의 밑에서 공부하며 큰 영향을 받은것으로 여겨지며, 이 때 자연, 표현, 및 인지의 개념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 "의식 전환"으로 확장 한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키시오 스가는 지난 20년 동안 모노하의 철학과 관습을 꾸준히 발전시키도록 노력하였으며,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일본미술계와 국제미술계에서 그의 작업은 더욱더 빛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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