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는 지난 2024년 3월 15일부터 4월 21일까지 김용익의 개인전 <아련하고 의미한 유토피아>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김용익 작가의 전시는 208년 이후 6년 만에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의 세번째 개인전으로, 부산점과 서울 한옥 공간에서 동시에 선보였습니다. 2016년부터 최근작품까지 46점 (부산점 19점, 서울점 한욱 27점)을 다로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최근 천착하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전시를 통해 본경적으로 소개하였으며, '땡땡이 화가'로 알려진 작가의 작업이 전환을 맞이하게 된 여정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김용익 작가는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밟았으며, 1999년 대안공간 폴의 창립에 참여하였으며, 2004년부터 2006년가지 대표를 역임하였습니다. 1991년부터 2012년가지 경원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재직시절 미술교육자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뉴욕 티나킴갤러리, 베를린 바바라 빈 갤러리, 국제갤러리, 일민미술관, 그리고 다양한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현재 경기도미술관, 금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민미술관, 도쿄도 미술관, 홍콩M+, LACMA, MOCA 등 다수의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번 국제갤러리에서의 전시에서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현재진행형인 작가에게 남아있는 물감, 색연필 등을 작가의 여생에 걸쳐 모두 소진하는 프로젝트라고 소개되어 졌습니다. 남아있는 물감을 색깔별로 골고루 소진하고자 화폭을 잘게 나누어 작업한 결과,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의 모양으로 나눠졌으며 김용익 작가가 예술가로서 평생 추구해온 'low entropy'적인 삶의 방식에 부합하는 형태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더불어 작가는 물감 등 자신의 도구를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자 아껴 사용하였기 때문에, 작가의 회화 표면을 이루는 물감의 두께가 매우 얇아 흐릭하거나 균일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또 때로는 다소 붓터치가 그대로 드러나 가볍지만 다소 거친 질감으로 표현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남은 생의 시간, 그리고 작가에게 주어진 도구의 소진 시간이 실제로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로 하여금 불가능해 보이는 예술과 삶의 일체화를 꿈꾸는걸 표현하는게 작가의 의도라고 합니다. 김용익 작가가 꾸준히 선보인 드로잉 작업이나 2000년에 처음 시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서 예술이 끊임없는 변화를 모색하고 정의 내릴 수 없는 과정 한가운데에 놓여 있음을 강조해 왔듯, '예술의 삶-되기'는 작가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김용익 작가는 순수미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이분법이 만들어내는 위계와 궈력의 패러다임을 해채하고자 시도하며 모더니즘적 관행의 지배적 특성에 균열을 내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저는 기하학적 도형과 얇게 발린 물감 등 비교적 단순한 규칙을 따르는 듯 보이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의 특성 이면에는 김용익 작가가 지속해서 관심갖았던 광활한 우주변화의 원리를 나타낸게 아닌가 추측해 보았습니다. 한옥점에서 전시된 이번 전시는 다양한 각도에서의 김용익 작가의 고뇌를 옅볼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기하학적 도형으로 표현한 회화는 이번 전시에서 물감 소진 프로젝트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고민하며 보면 더 재미있는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삶에 대한 여러 방식을 고뇌하는 김용익 작가는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가 그간 성장, 진보, 발전 가치에 몰두하며 스스로 초래한 결과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극심한 빈부격차가 빚어낸 계급 간 물평등으로 인한 사회의 불안, 나라와 나라 간의 불화가 이야기한 테러와 전쟁, 인류의 생존을 시한부로 몰아가고 있는 기후 위기도 작가의 작업에 방향을 촉진하였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 직면한 현대가 진보와 발전, 경쟁과 지배와 같은 양의 가치를 조금 진정시키고, 돌봄과 섬김, 우애와 평등과 같은 음의 가치를 들어올려 음과 양을 맞추는 시대를 노력하기 위하는 아이디어를 작품에 녹아 낼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번 기하학적인 도형들 중 땅을 상징하는 네모와 하늘과 방위를 상징하는 아홉 개의 워을 배열하여 음과 양의 균현과 조화를 들어냄을 표현하였습니다. 이처럼 작품만 보았을 때는 그냥 도형들이구나 하고 지나갈 수 있는 내용들을 좀 더 깊숙하게 이해해 보았는데요. 김용익 작가 전시를 통해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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