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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S

김윤신 : 합이합일 분이분일

by MJzzang 2024.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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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9일부터 4월 28일까지 김윤신의 개인전 [Kim Yun Shin] 을 개최합니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소개되는 작가로 글을 썼었는데 좀 더 심도 깊게 김윤신 작가의 작품과 이번 개인전에 대해 소개해보려 합니다. 김윤신 작가는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나무 및 석재 조각, 석판화, 회화를 아우르며 고유의 예술세계를 일구어 온 한구의 1세대 여성 조각가로 유명합니다. 195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여 5년뒤 196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하였습니다. 이후 아르헨티나로 이주하기 전까지 10년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74년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설립을 주도하였습니다. 새로운 재료를 만나 작품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열망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1984년에 이주하였으며, 이주한 곳에서 단단한 나무는 김윤신 작가의 작품안에 건축적 구조와 응집된 힘을 표현할 수 있는 영향을 주었습니다. 1988년부터 1991년에는 멕시고, 2001년부터 2002년까지는 브라질에서 다양한 환경에서 작품을 확장하였으며 브라질에서는 오닉스와 준보석 등을 새로운 재료로 탐구 하였습니다. 2008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윤신미술관 (Museo Kim Yun Shin)을 개관하였으며, 2018년에 작가의 공로를 지연사회에 인정받아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김윤신의 상설전시관이 설립된 정도로 해외에서 활동을 한 작가입니다. 앞서 말했 듯, 올해 2024년 제 60회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에 초음으로 초청받아 김윤신 작품이 세계로 더 알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번 한국 국제갤러리에서 진행하는 김윤신 개인전은 더 관심가는 전시인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51점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1970년대부터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철학에 기반한 목조각 연작과 회화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합과 분은 동양철학의 원천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근본이다. 나는 1975년부터 그런 철학적 개념을 추구해오고 있다, 그래서 나의 작품에 '합의합일 분이분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서처럼 계속적으로 무한대적으로 합과 분이 반복된다. [...] 전기톱을 사용하여 분의 의하여 창조된 선과 면은 합이요 동시에 분이다. 나의 정신, 나의 존재, 그리고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은 존재이길 염원하면서." 라고 김윤신 작가는 이번 작품의 철학적 의미를 소개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전시에서 목조각들이 하나로 합쳐지기도 하고, 또 다양한 지오메트리 모양으로 갈라지기도 하는 연작들을 보며, 목조각 하나 하나의 의미와 또 합쳐진 목조각들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는데요. 특히나 회화 작업에서 더 돋보이는 비정형 지오메트리 작업은 김윤신 작가가 우주 무한의 합과 분의 고민에서 나오는 작품이라고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김윤신 작가의 말구에서도 느끼듯, 김윤신 작가의 조각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작품의 제목이 [합이합일 분이분일] 이듯, 둘을 합하여도 하나가 되고, 둘을 나누어도 하나가 된다는 이 우주적인 문구가 작가에게 작업의 근간이 되는 철학이자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가장 주 철학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되기도 하며, 또 그렇게 만난 합이 다시 둘로 나뉘어 각각의 또 다른 하나가 되는 역학의 반복은 곧 작가가 꾸준히 묘사하는 작업과정을 뜻하는 의도라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기원쌓기>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가가 꾸준히 매진해온 원목 조각들과 함께 회화 작업의 일부 작업들의 연작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찰하며 초월적 존재에 닿고자 하는 염원의 정서를 엿볼수 있는 시리즈 작품 입니다. 작가는 초창기 전통에 대한 재해석에 유독 관심을 갖고 민간신앙 속 장승의 모습이나 돌 쌓기 풍습 등 토템에 영향을 받아 나무를 수지으로 쌓아 올렸고, 다양한 원목을 쌓아 작품의 형태로 보여주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톱질을 통해 드러나는 나무 속살과 원래의 모습 그대로 살려둔 나무의 거친 껍질이 보여주는 시각적 대조는 김윤신 조각의 대표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해 보는데요. 작가는 남미로 이주 후 특유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연상시키는 작품활돌을 하는데, 이 회화 작품 또한 보고있으면 원시적 에너지와 남미의 자유분방한 색을 느껴 생명력의 본질 및 삶의 나눔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김윤신 작가 본인은 회화와 조각을 아우르는 작품 활동을 하였고 이번 전시에서 짧지만 강인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생이 관통하여 매 순간 도양해온 김윤신 작가는 우주는 열린 마음으로 재료와 기법을 탐구하는 실험 및 도전정신을 통해 조각과 회화 그리고 매순간 작품 활동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